영국의 권위 있는 국제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다가오는 2023년에 대한 전망을 10대 트렌드로 제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 정점론, 미국의 분열상 확대, ‘보복’ 관광, 메타버스 산업 변곡점 등 핵심 내용을 소개합니다.
[단독][최초]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전망 ‘2023년 10대 트렌드’... 경기 침체, 중국 정점론, ‘보복 관광’ 등
매년 이맘때면 국제 기구, 언론사부터 연구소, 투자은행까지 여러 기관에서 다음 해에 대한 전망을 내놓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중 가장 공신력 있고 신뢰도 높은 것으로 여기는 것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와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의 것인데요, 이제 막 <이코노미스트>의 2023년 전망이 나왔습니다. 국내 언론들도 이 <이코노미스트>의 연간 전망을 앞다퉈 소개하곤 하는데요, 이 글을 준비하는 11월 16일(수) 오전 현재 아직까지는 한글로 된 기사가 하나도 나지 않았습니다. 여기 그 따끈따끈한 2023년 10대 트렌드의 핵심 내용을 가장 먼저 소개합니다.
지난 2년을 팬데믹이 지배했다면, 내년 최대 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코노미스트>가 작년과 재작년, 각각 2021년과 2022년을 전망할 당시만 해도 임박한 미래를 결정지을 가장 큰 힘은 단연 코로나19 팬데믹이었습니다. 이제 2023년을 앞둔 지금, 한 해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동인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입니다. 향후 몇 개월 동안 세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정학적 차원, 그리고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씨름해야 할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더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사투, 에너지 시장에서의 대혼란, 그리고 팬데믹 이후 중국이 걷게 될 불분명한 경로 등을 2023년 전 세계가 마주한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문제는 이 모든 요소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여러 개의 톱니바퀴(an interlocking series of gear wheels)처럼 말이죠.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11월 중순 경이면 “The World Ahead 20XX”(과거 “The World in 2019”와 같은 형태에서 시리즈 명을 변경)라는 제목으로 다음 해를 예측, 전망하는 특집을 냅니다. 전체 분량은 단행본으로 묶여 나올 정도로 방대한데 오늘 소개하는 것은 그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요약(executive summary) 격의 편집자의 글입니다.
다음은 다가오는 2023년 한 해,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10가지 테마와 트렌드들의 주요 내용입니다.
1. 우크라이나에 몰린 시선(All eyes on Ukraine)
에너지 가격, 인플레이션, 이자율, 경제성장률, 식량 부족... 이 모두가 향후 몇 개월 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몇 가지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지리한 교착상태가 가장 가능성 높아 보입니다. 러시아 입장에는 에너지 부족, 미국의 정치 변화 등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구의 지지를 약화시킬 거라는 희망으로 전쟁을 질질 끌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다가오는 경기 침체(Recessions loom)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 데 따라 글로벌 경제는 곧 침체에 빠져들게 될 상황입니다. 미국의 침체는 비교적 온건한 수준일 수 있지만, 유럽의 경우는 훨씬 더 혹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미국, 유럽 등 몇몇 나라만 고통 받는 것은 아닙니다. 강 달러가 신흥국, 빈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치솟는 음식 가격에 휘청이고 있는 가난한 나라들은 더 큰 어려움을 맞을 수 있습니다.
4. 고점 찍은 중국?(Peak China?)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미국 경제를 언제 따라잡니 하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중국의 미국 추월은 시간 문제로 여겨졌죠. 하지만 최근 중국 정점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인구 측면에서 중국은 내년 4월 경이면 인도에 따라잡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구 감소에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을 둘러싸고 이제 중국도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의가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5. 분열된 미국(Divided America)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 밖의 선전을 기록했지만 낙태, 총기 문제 등 민감하고 뜨거운 이슈에 있어서의 사회적, 문화적 분열과 갈등 양상은 연이은 대법원의 논쟁적 판결들로 더욱 더 확대되게 될 터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있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내년 대선 가도에 정식으로 뛰어들게 될 경우 이같은 미국의 분열상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듯 더욱 첨예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8. 보복 관광(Revenge tourism)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록다운 이후 사람들이 “보복” 관광에 나서면서 내년도 여행객 지출액은 2019년의 14조 달러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지 인플레이션이 가격을 밀어올렸기 때문이지, 실제 국제 여행 건수는 16억 건 정도로 2019년 팬데믹 이전의 18억 건을 밑돌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업들도 비용 절감으로 허리띠를 조르고 있는 터라 국제 여행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업무상 출장도 약한 상태에 머물 것으로 보입니다.
9. 메타버스 현실 점검(Metaverse reality check)
가상 세계에서 일하고 논다는 아이디어가 비디오게임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2023년에는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Apple)이 첫 헤드셋을 출시하고 메타(Meta Platforms)가 주가 하락 속에 전략 수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메타버스 산업에서의 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편, 기존 방식보다 덜 복잡하고 더 즉각적 유용함을 가진 변화는 패스워드(password)를 대체할 “패스키”(passkeys)의 부상입니다.
*패스키(passkeys): 애플이 패스워드가 필요없는 새로운 로그인 시스템으로 띄우고 있는 기능
<이코노미스트>는 이외에도 3. 기후변화에 한 줄기 빛(Climate silver lining), 6. 다른 지역 분쟁의 인화점 주목(Flashpoints to watch), 7. 변화하는 동맹들(Shifting alliances), 10. 새로운 해, 새로운 전문용어(New year, new jargon) 등을 10가지 트렌드 및 테마에 포함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친환경 에너지로 기후변화에 대응해 오던 여러 나라가 일시적으로 화석연료로 회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탄소 연료보다 안전한 대안으로서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풍력과 태양력은 물론, 원자력, 수소 등 관련 산업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온 세계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된 와중에 중국-대만, 중국-인도 간 분쟁, 튀르키예(구 터키)의 그리스 섬 점령 가능성 등 다른 지역 분쟁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도 주목했습니다.
“예측불가능성이 새로운 뉴노멀”
내년도 전망 특집을 총괄한 “The World Ahead 2023” 편집인 겸 <이코노미스트> 부편집장 톰 스탠디지(Tom Standage)는 10대 트렌드를 일괄한 레터의 결론부에서 “예측불가능성이 새로운 뉴노멀”(Unpredictability is the new normal)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만 해도 이 세계는 지정학적, 경제학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했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며 그 시대는 끝을 고했습니다.
지금 이 세계는 강대국 간 경쟁의 우여곡절, 팬데믹의 후폭풍, 경제적 격변, 극심한 날씨, 그리고 급격한 사회 및 기술 변화 등에 경련을 일으키며 훨씬 더 불안정한 상태로 바뀐 모습입니다. 스탠디지 편집장은 “예측불가능성이 뉴노멀”이라며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겠지만 ‘The World Ahead 2023’를 통해 다가올 새로운 현실을 더 자신감 있게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응원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의 ‘The World Ahead 2023’의 콘텐츠 대부분은 유료 기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매년 이 연간 전망 커버리지를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구매해서 보고 있는데요, 올해 버전도 구매해 일독해 보고 추후 몇몇 의미 있는 글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번역, 요약해 소개해 드려 보고자 생각 중이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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