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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by 외눈바기 2023.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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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말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이 말의 의미는 뭘까요?

 

 

지난 날의 장미... 그 덧없는 이름

 

이 말은 라틴어로 "stat rosa pristina nomine, nomina nuda tenemus"입니다. 이는 중세 수도원에서 일어난 일련의 살인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윌리엄 수도사가 자신의 추리 과정을 기록한 수기의 마지막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말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 세월이 흐르면서 모든 것은 변한다는 의미입니다. 장미는 아무리 아름다워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지고, 그 이름만이 남을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과거의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고,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그 이름뿐입니다.

 

둘째, 세상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의미입니다. 장미는 그 이름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 색깔, 그 향기, 그 형태 등은 모두 장미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름으로는 그것들을 모두 담아낼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것을 이름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름은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도구일 뿐, 세상의 본질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이 말은 <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의 주제와도 연결됩니다. 이 소설은 중세 수도원에서 일어난 일련의 살인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욕망과 지식, 그리고 종교적 권위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윌리엄 수도사는 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장미의이름-표지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장미가 갖는 '유명론'적 의미

 

어쩌면 <장미의 이름>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실제 존재하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는 이름뿐인 진리, 진실, 믿음같은 것은 아었을지? 유명론('보편'과 '개체'에서, 허울뿐인 보편의 이름이 아니라, 구체적 개체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의 관점에서 볼 때, '중세 신학이 그렇게도 지키고 싶어했던 가치', 하지만 (중세 말, 르네상스가 시작되는 즈음) '이름만 남기고 사라져버린 지난 날의 장미'라는 상징, 기호로 엮은 것 아닐지?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이 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진리란 없다는 것, 세상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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