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3개월 장단기 금리 역전... 강력한 경기침체 신호
미국의 3개월물 국채 금리가 지난 24일 장중 10년물 국채 금리를 역전한데 이어 25일에는 오전 내내 10년물 금리를 웃돌았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3개월물-10년물 국채 금리의 역전은 2년물-10년물 국채 금리의 역전보다도 더 확실한 신호라는 점에서 경기침체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약 2년 반 만의 역전... 데이터가 보내온 불길한 징조
이 같은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들이닥친 지난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6개월여 만에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2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이미 지난 7월 초부터 10년물 금리를 역전했는데, 이번에 외신들이 주목한 것은 단기 국채 중에서도 더 짧은 3개월물마저 10년물 장기 국채 금리를 추월했다는 점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28일(금) 오후(한국 시간) 현재도 3개월물-10년물 국채 금리는 역전된 채로 남아 있습니다.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경기침체 강력 경고음’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a yield-curve inversion)은 머지않아 경기침체가 찾아올 거라는 강력한 신호(a strong sign of an impending economic recession)로 여겨집니다.
보통 장기 금리는 단기 금리보다 높게 책정됩니다. 내일 돌려받기로 하고 빌려주는 돈보다 10년 후, 50년 후 받기로 하고 빌려주는 돈이 불확실성이 훨씬 커지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그 리스크에 대한 보상으로 더 높은 금리를 매기는 원리입니다.
그런데, 10년 뒤 경기가 나빠질 거라 예상된다면 장기 금리는 이를 반영해 하락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단기 금리는 오르는 반면 장기 금리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제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하락해 둘 사이에 예사롭지 않은 역전이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경제학자, 금융업계 전문가 등은 보통 2년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곡선을 경기침체 예측 지표로 많이 사용합니다. 일부는 2년물보다도 더 짧은 단기 국채인 3개월물과 10년물 간의 수익률 역전을 더 정확한 지표로 보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예의 주시하고 있던 또 다른 경기침체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Another Closely Watched Recession Alarm Is Ringing)는 헤드라인의 기사에서 “월가에서는 3개월물과 10년물 사이의 소위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임박한 경기침체에 대한 신뢰할만한 신호(reliable sign of an impending economic slump)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사는 일찍부터 이 장단기 금리차의 예측 능력을 주창해 온 아투로 에스트렐라(Arturo Estrella) 교수의 입을 빌어 “1960년대 이래 과거 역사를 보면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벌어지고 나서 대략 대략 1년, 약 6~15개월의 편차 범위를 두고 경기침체가 시작됐다”(since the late 1960s, this part of the yield curve has inverted roughly a year before the start of a recession, with a range of six to 15 months)고 지적했습니다.
에스트렐라 교수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을 두고 “앞으로 경기침체가 올지 여부를 완벽하게 판별해 주는 지표(a perfect discriminant for whether there is going to be a recession or not)”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크 카바나 금리 전략가 역시 “우리가 현재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크다는 걸 보여준다”고 가세했습니다.
‘연준 피벗’ 나설 것... 단, 경기침체 오고 나서?
금리 인상은 물가를 낮춥니다. 기업 및 개인의 현금 조달 비용을 높여 과열된 경기를 가라앉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들은 지출 계획을 재고하고 임직원을 해고하는 등 투자도 줄이고 비용도 절감하고자 노력합니다. 결국 경기 침체를 가져오게 됩니다.
올해 9월 8.2%를 기록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가 미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수준까지 낮아지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결과적으로 일단 물가가 보다 안정적인 수준으로 돌아오고 났을 때는 경기가 침체해 있을 거고 연준은 다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을 것”(As a result, once inflation has returned to a more comfortable level, the economy may be suffering and the Fed will need to lower interest rates to stimulate growth again)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0.75% 포인트의 금리 인상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한 번 더 밟더라도 이후로는 0.5%p의 빅 스텝, 이후 0.25%p의 베이비 스텝 등 점차 금리 인상폭을 낮춰가다 결국 인상을 멈추고, 궁극적으로는 금리 인하에 나설 거라는 연준 피벗(pivot)에 대한 기대감도 그런 배경에서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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