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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한국

‘성장 비결 → 걸림돌’... 외신, ‘명문대 집착·사교육 과열’ 한국 교육 비판

by 외눈바기 2022.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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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라고 했습니다. 일제 식민지배에 이은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한국이 오늘날까지 발전한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로 교육을 꼽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찬사를 보냈던 한국 교육이 흔들리고 있다는 뼈아픈 외신 지적이 나왔습니다. 명문대에 집착하고 사교육에 수조 원을 쏟아부을 정도의 과열이 과거에는 한국의 고속 성장을 견인했을지 모르지만 이제 진화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속에서 이런 식의 교육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교육-문제-비판-블룸버그
블룸버그

 

블룸버그 교육·직업선택 상관관계 사실상 제로... OECD 유일

 

과거 한국의 국가경제 발전 원동력이었던 교육 체계가 진화하는 경제 패러다임 속에서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 공급에 실패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젊은 세대의 정신 건강까지 해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이 14일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교육 성공, 진화하는 경제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South Korea’s Education Success Is Faltering in Evolving Economy)는 헤드라인의 기사에서 일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찬사를 보냈을 만큼 한국은 국민의 교육열이 높고 선진국 기준으로도 최고 수준의 고등교육 이수율을 자랑하지만 정작 안을 들여다보면 명문대 집착과 사교육 과열로 곪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기사 본문은 과거 “국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점점 더 커지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South Korea’s education system, a key driver of the nation’s economic success)는 지적으로 시작합니다. “현대 노동시장이 필요로 하는 인력 공급에도 실패하고 있을”(failing to meet the demands of a modern labor market)뿐 아니라 “청년층의 정신 건강 악화에도 기여하고 있다”(contributing to worsening mental health among the young)는 것입니다.

 

<블룸버그>는 선진국 중 대학 졸업자 비율이 가장 높고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의 높은 교육열에 찬사를 보냈을 정도(its citizens’ educational zeal has been praised by US President Joe Biden)였다면서 1950년대 전쟁의 잿더미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급부상하는 데 도움이 됐던 과거와 대조시켰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한국의 교육 부문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a deeper inspection of the education sector) 현실 세계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 기술이 아니라 화려한 명문대 간판에만 집착하는 폐단을 비롯해서, 계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교육 부족, 거기다 10대의 극단적 선택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입시 중심의 교육산업(an industry of cram schools) 등 곪을 대로 곪은 문제점들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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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 지출 대비 노동생산성 OECD 국가 최하위 (자료: 블룸버그)

 

 

학원에 연간 수십 조 쏟고도 교육 지출 대비 노동생산성 OECD 꼴찌

 

<블룸버그>는 한국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각종 통계와 국내 전문가들의 논평을 통해 사교육 문제 등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한국의 사교육비 총액은 23조 4천억 원까지 늘어났는데, 입시 준비 학원들의 월 수강료는 수십만 원이며 ‘영어유치원’(English-teaching hagwon for kindergarten-age kids)이라고 불리는 유아 대상 학원 수강료가 대학 등록금의 5배 수준인 3천만 원을 넘는 곳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교육 지출이 많은 데 비해 노동생산성은 낮고, 교육이 직업능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블룸버그>는 학생 1인당 교육 지출 대비 근로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한국이 OECD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육 지출 대비 노동생산성 회수율 지표는 아일랜드가 22.8로 1위, 덴마크(10.8)와 프랑스(10.8), 미국(10.6)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는데 한국은 6.5로 1위 아일랜드와 비교해 교육 지출은 40% 많은데, 근로자 1인당 GDP는 오히려 60% 적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은 아일랜드보다 1인당 교육비를 40%나 더 들이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생산성은 아일랜드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아이러니입니다.

 

 

경제 발전 견인한 교육, 앞으로는 걸림돌 될 수도

 

<블룸버그>는 한국 교육이 처한 현실을 설명하는 이유 중 하나로 “평생 직업과 열정 개발을 위한 학교보다는 그저 명문대에 들어가는 것을 우선시하는 ‘황금 티켓 신드롬’”(‘golden ticket syndrome’ that prioritizes entry to a prestigious university over attending a school that would help develop their lifelong passion and career)을 꼽았습니다.

 

<블룸버그>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반가운 연구원을 인용, “한국은 ‘성공의 덫’에 걸려 있다”(Korea is caught in a trap of its own success)면서 “교육이 나라를 이만큼 이끄는 데 핵심 역할을 했지만, 이제 경제의 미래를 방해하고 있을지 모른다”(Education has played a crucial role in bringing the nation this far, but may now be sabotaging its economic future)고 기사를 마무리했습니다.

 


 

Ray-Dalio-The-Changing-World-Order레이-달리오-변화하는-세계질서레이-달리오-제국-흥망성쇄-8가지-결정-요인
레이 달리오가 ‘변화하는 세계 질서’(The Changing World Order)에서 조명한 제국 흥망성쇄를 결정짓는 8대 요소. 교육(파란색)은 한 나라의 부침(흰색)에 있어, 전반적인 영향력이 커져 가기 한참 앞서 먼저 올랐다가 국력 쇠퇴기에도 가장 먼저 하락세를 그립니다. 그만큼 한 나라의 국력에 있어 교육이 선행지표가 된다고 해야 할까요?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외신의 비판을 접하면서 더 깊은 걱정이 드는 것은 아마도 이 같은 문제를 우리 스스로 모르고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익히 알고 있는 문제이지만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근시일 내에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는 비관적인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츠 창립자로 투자의 구루(guru)로도 유명한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최근 그의 저서 ‘변화하는 세계질서’(The Changing World Order)에서 지난 500년 간 제국의 흥망성쇄를 분석하면서 강대국의 8가지 결정 요인(교육, 경쟁력, 혁신 및 기술, 경제 생산량, 세계 무역 점유율, 군사력, 금융 중심지로서의 영향력, 기축통화) 중에서도 초기 국가의 부흥에 있어서 교육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 국가가 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가장 기초가 되는 조건이 교육이고, 강대국이던 국가가 그 영향력이 정점을 지나 쇠락하는 과정에서도 교육이 가장 먼저 망조가 든다는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교육이 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무언가 손을 써야 할 텐데 그 어려운 일을 누가 어떻게 해낼 수 있을지, 정치권은 나뉘어 싸우기만 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아 답답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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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신문> 기자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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