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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경제

‘닥터 둠’ 루비니 “인플레 오래 간다”... 물가 못잡는 5가지 구조적 요인?

by 외눈바기 2023.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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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적 경제 전망을 내놓기로 유명해 ‘닥터 둠’(Dr. Doom)으로 통하는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가 미국, 유럽 등 세계가 현재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기후변화, 부의 양극화 등 전 세계가 벌이고 있는 다섯 가지 큰 문제들이 구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저물가 고성장으로 대표되는 대 안정기(Great Moderation)은 갔고, 이제 고물가 저성장을 특징으로 하는 고통스런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대가 오래도록 지속될 거라는 암울한 전망입니다.

 

 

 

닥터 둠루비니 교수, “인플레이션, 오래오래 지속될 것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세계 석학들의 기고 전문 사이트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최근 기고한 글에서 “지난 해 치솟아 오른 인플레이션이 단지 일시적인 흐름에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선진국이고 신흥국이고 할 것 없이 전 세계에 걸쳐 2022년 내내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상승했다”(Inflation rose sharply throughout 2022 across both advanced economies and emerging markets)면서 “구조적인 트렌드는 이 문제가 일시적으로 지나가기 보다 우리 곁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Structural trends suggest that the problem will be secular, rather than transitory)고 지적했습니다.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단어는 물가가 수면 아래서 부글부글 끓고 있었을 2021년 중반 연준(Fed)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실기(失期) 논란을 불러오게 될 터였던 제롬 파월 의장이 썼던 표현입니다. 아직도 연준은 가파른 금리인상을 통한 강력한 긴축 정책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 그리고 경기를 연착륙(소프트랜딩, soft-landing) 시킬 수 있다고 하고 있지만 루비니 교수는 이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비치고 있는 것입니다.

 

루비니 교수가 2023년 벽두부터 비관적 전망을 내 놓은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전쟁’에 연루돼 있다”면서 이는 결국 “더 큰 재정 적자, 더 많은 부채 현금화로 이어질 것이며 결과적으로 향후 인플레이션도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lead to even larger fiscal deficits, more debt monetization, and higher inflation in the future)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루비니 교수가 표현한 전쟁(wars)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짜 전쟁’뿐 아니라 ‘신종 전염병’, ‘로봇 자동화 혁명의 확대’, ‘부의 양극화’ 등 은유적인(metaphorical) 전쟁도 포함됩니다.

 

 

닥터둠-루리엘루비니-교수-인플레이션-전망-기고문
루비니 교수 기고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우크라 전쟁, 기후변화, 신종전염병, 자동화혁명, 부의 양극화... 부채물가 상승 요인

 

루비니 교수가 ‘전쟁’(wars)으로 표현한 다섯 가지 문제는 결국 각국 정부의 부채를 증가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더 높게 만들게 될 구조적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5대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발 글로벌 공급망 불안입니다. 루비니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 1년 내내 계속된 전쟁으로 세계는 한편에 미국과 유럽 등 서구 동맹 진영 대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 반대 진영으로 양분되면서 ‘지정학적 우울증(geopolitical depression)’에 빠져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부작용은 거의 모든 국가의 군사력 증강과 재무장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경제적으로 보면 각국의 군사비 예산을 늘려 공공자금에 부담을 주게 되는데 이미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이외에도 기후변화(climate change)로 인한 리스크, 코로나19와 비슷한 미래 신종 팬데믹(future pandemics) 사태의 재현, 로봇 및 인공지능(AI)을 통한 세계적 수준의 자동화 혁명(‘globotics’ = globalization + automation), 소득 및 부의 양극화(income and wealth inequality) 등을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인플레이션, 쉽게 못잡아”... 고물가·저성장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대 예고

 

루비니 교수는 이 같은 5대 구조적 문제들과의 ‘전쟁’들을 치러내는 데는 어마어마한 경제적 비용이 필요할 것이며 결국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각국 정부로 하여금 더 많은 세금을 걷는 등 공공 자금의 문제뿐 아니라 민간 부문에서도 지속적으로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부의 구조적인 예산 적자는 훨씬 더 커질 것이며 잠재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부채 비율로 이어지는 것에서 나아가 차입 비용을 증가시키고 부채 위기로 절정에 이르러 경제 성장에도 명백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루비니 교수는 “‘대 안정기’는 죽어서 땅에 묻혔고, 이제 대 스태그플레이션 부채위기가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The Great Moderation is dead and buried; the Great Stagflationary Debt Crisis is upon us.)는 문장으로 ‘닥터 둠’ 특유의 암울한 미래 전망 기고문을 마쳤습니다.

*The Great Moderation: 대 안정기. 경제적인 평온함의 시대를 뜻하는 말.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경제학과 교수이자 루비니 매크로 어소시잇츠(Roubini Macro Associates) 회장인 루비니 교수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국제문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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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엘 루비니 교수 (이미지: 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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