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외눈세계

브레진스키와 키신저, 그리고 트럼프 시대의 빈자리… 미국 외교전략의 실종 <FT>

by 외눈바기 2025. 4. 13.
반응형

브레진스키와 키신저는 냉전 시대 미국의 외교 전략을 형성한 마지막 ‘그랜드 전략가’로, 오늘날 미국 외교의 부재된 전략성과 비교되며 그들의 통찰과 영향력, 그리고 21세기 그와 같은 대 전략가의 빈자리가 미국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n Times; FT)가 12일자 주말판에 비중 있게 보도했다.

 

🇺🇸 브레진스키와 키신저, 그리고 트럼프 시대의 빈자리…미국 외교 전략의 실종

“21세기 미국엔 ‘그랜드 전략가’가 없다”... 브레진스키와 키신저가 트럼프에게 뭘 가르쳐줄 수 있을까?

 

<FT>의 에드워드 루스는 "마지막 대 전략가 브레진스키와 키신저가 트럼프에게 줄 수 있는 교훈"(The last grand strategists: what Brzezinski and Kissinger could teach Trump)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냉전 시기의 대표적 전략가였던 헨리 키신저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의 생애, 사상, 그리고 미국 외교에 끼친 영향력을 조명했다. 두 사람은 이민자 출신이라는 공통점과 각기 다른 세계관을 바탕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을 이끌었으며, 특히 중국과의 수교, 소련과의 관계 설정 등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단순한 정책가가 아닌 시대를 이끈 '비전의 설계자'였고, 이들의 부재는 트럼프 시대의 전략 부재로 연결된다는 문제의식을 던진다.

 

🔥 핵심 포인트 3가지

1️⃣ 브레진스키와 키신저의 세계관 차이

  • 키신저는 ‘질서’를 중시한 현실주의자, 브레진스키는 ‘정의’를 강조한 이상주의자
  • 키신저는 소련과의 균형 유지에 집중, 브레진스키는 소련 내부 민족 분열을 전략적 지점으로 활용
  • 브레진스키는 폴란드에, 키신저는 유대인 독일인으로서 각자 고향의 역사적 비극에 영향을 받음

2️⃣ 전략가로서의 외교 방식 차이

  • 키신저는 언론과 여론을 활용한 유연한 '줄타기 외교'의 대가
  • 브레진스키는 냉철하고 직설적이며 언론과도 대립각을 세움
  • 중국과의 수교 과정에서도 키신저는 주은래와, 브레진스키는 덩샤오핑과 강력한 관계 형성

3️⃣ 오늘날 외교 전략의 부재와 비교

  • 브레진스키와 키신저는 대외정책의 중심에서 능동적으로 구상을 주도
  •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가의 부재 속 즉흥성과 감정적 접근이 두드러짐
  • 두 인물 모두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러시아에 사전 양보하는 방식에는 반대했을 것으로 평가

 

 


The last grand strategists: what Brzezinski and Kissinger could teach Trump

Living parallel lives, they counselled presidents and changed the course of the cold war. How would they steer America today?

 

*영어 기사 원문

 

 

냉전 시대 미국의 외교 전략을 설계한 두 거장,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FT>는 12일 칼럼을 통해 “오늘날 미국이 전략적으로 흔들리는 이유는 이들의 부재 때문”이라며 이민자 출신 외교 전략가들의 통찰력과 역사 인식을 조명했다.

 

키신저와 브레진스키, 두 인물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미국 외교의 미래를 설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러시아 유화정책과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이들이 냉전 시기에 보여준 전략적 리더십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브레진스키와 키신저의 외교 철학, 그리고 이들의 빈자리가 미국과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 냉전의 설계자들, 서로 다른 세계관으로 미국을 이끌다

브레진스키와 키신저는 모두 유럽 출신 이민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세계를 보는 관점은 상이했다. FT는 브레진스키와 키신저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Given a choice between order and justice, Kissinger said he would always choose order... Brzezinski would have chosen justice.” (“질서와 정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키신저는 언제나 질서를 택했다고 말했다… 브레진스키는 정의를 택했을 것이다.”)

 

이처럼 키신저는 현실주의적 외교의 대명사였으며, 국가 간 균형 유지(balance of power)를 중시했다. 반면 브레진스키는 소련 내부의 민족 분열 가능성에 주목하며 정의와 해방의 가치를 강조했다. 키신저가 베스트셀러 외교사를 쓴 학자이자 언론 플레이에 능한 외교술사였다면, 브레진스키는 보다 이념적이고 전략적이었다.

 

특히 브레진스키는 소련의 붕괴를 예견하며 내부 민족주의를 전략적으로 활용했고, 그의 이러한 통찰은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쟁과도 맞닿아 있다. FT는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문장으로 그의 시각을 정리했다. “브레진스키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소련 내 잠재된 민족들이 아킬레스건이라는 점을 정확히 간파했다.”(Brzezinski correctly saw the USSR’s dormant nations, including Ukraine, as its Achilles heel.)

 

🇺🇸 트럼프의 ‘딜메이커 외교’와는 다른 길

오늘날 미국 외교에서 전략적 일관성과 대외 인식의 깊이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보여주는 러시아 및 중국과의 관계 접근 방식은 키신저와 브레진스키 시절의 노련함과는 거리가 멀다.

 

브레진스키는 카터 행정부에서, 키신저는 닉슨과 포드 행정부에서 각각 중국과의 수교를 주도하며 복잡한 국제 질서 속에서 전략적 기민함을 발휘했다. 트럼프의 러시아 접근을 “역키신저 전략(Reverse Kissinger)”이라 부르며 비교하는 시각도 있지만, 실상은 그만한 외교적 무게감이 없다.

 

“It is hard to imagine Trump plunging into countless hours of tactical back-and-forth with China’s President Xi Jinping or Putin.”(트럼프가 시진핑이나 푸틴과 수없이 반복되는 전술적 협상에 몰두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브레진스키와 키신저는 대통령보다 앞서 나가는 전략가였지만, 오늘날의 미국 외교팀은 대통령의 ‘딜메이커 본능’에 끌려가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 외교는 끝없는 역사다 – 오늘날 필요한 것은 '연속성의 감각'

키신저는 생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끝없는 역사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역사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We knew that we were living in a continuous history. It never comes to an end.)

 

이 대목은 오늘날 미국의 전략 부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해석된다. <FT>는 미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전략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지금, ‘그랜드 전략가’의 빈자리를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는 단지 키신저와 브레진스키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미국이 직면한 지정학적 도전 앞에서 전략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2016년 오슬로 노벨평화상 포럼에 참가한 브레진스키(왼쪽)와 키신저. (Brzezinski and Kissinger at the Nobel Peace Prize Forum in Oslo in 2016 © Getty Images)

 

 

 

브레진스키와 키신저의 삶과 전략을 통해 ‘그랜드 전략’의 시대가 어떻게 미국 외교에 깊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엿볼 수 있다. 오늘날 미국의 전략적 혼란은 이들과 같은 사상가의 부재에서 기인하며, 이들의 통찰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교훈을 제공한다. 이들의 대립과 우정,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은 오늘날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국제정치 감각의 전형을 제시한다.

 


#헨리키신저 #즈비그뉴브레진스키 #냉전전략 #미국외교 #트럼프외교 #우크라이나전쟁 #중국수교 #그랜드전략 #현실주의 #이상주의

 

  

 

2025.03.27 - [외눈세계] - “트럼프, ‘미국 소프트파워’ 스스로 갉아먹어” 조셉 나이 교수 비판

 

“트럼프, ‘미국 소프트파워’ 스스로 갉아먹어” 조셉 나이 교수 비판 <WP>

조셉 나이(Joseph Nye) 하버드대 교수가 25일자 (Washington Post)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소프트파워(연성권력)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중국과의 장기적 경쟁에서 미국의 입지를 좁아

swife.tistory.com

2025.03.07 - [외눈세계] - 트럼프의 경제적 강압 전략, 미국 패권 약화시킬 위험

 

트럼프의 경제적 강압 전략, 미국 패권 약화시킬 위험 <Foreign Affairs>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압박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미국 외교 전문지 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swife.tistory.com

 

 


[경고] 본 블로그 콘텐츠의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 도용하는 등의 행위를 금합니다. 필요시 URL 링크나 SNS를 통한 공유를 활용해 주세요.

 

블로그 ‘구독’하고 가치 있는 정보, 돈이 되는 정보 받아보세요!

*RSS Feed(URL): https://swife.tistory.com/rss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