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과 마음을 더 강하고 똑똑하며 오래 살게 만드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규제가 없어 위험성과 신뢰성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주말판 최신호에서 커버스토리와 심층 기사로 보도했다.
“불멸을 꿈꾸는 시대” 인간 향상 기술, 과학일까 과장일까?
요즘 과학자들과 기술 기업들, 그리고 억만장자 투자자들이 ‘인간 향상’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을 넘어서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고 똑똑하며 오래 살게 만들자는 취지다. 예를 들어, 수명 연장 약, 기억력 향상 보조제, 유전자 조작,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장치 같은 기술이 실제로 개발되거나 실험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제대로 된 규칙이나 과학적 검증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는 사이비 과학이나 과장 광고 수준이어서 사람들을 속일 위험도 크다. 따라서 정부와 공공 기관이 개입해, 과학적으로 증명된 기술만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 핵심 포인트 3가지
1️⃣ 인간 향상 기술이 실제로 발전하고 있음
- 건강 보조제, 유전자 치료, 뇌-컴퓨터 연결 기술(BCI) 등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음
- 브라이언 존슨, 일론 머스크, 피터 틸 등 억만장자들이 직접 투자하거나 실험에 참여하고 있음
2️⃣ 과학과 사기의 경계가 모호함
- 일부 약물과 치료법은 동물 실험만 있고, 사람에게 실제 효과가 있는지는 불확실함
- 자가 실험이나 과장된 효과에 의존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음
3️⃣ 규제 시스템이 시대에 뒤처져 있음
- 현재의 의료 규제는 ‘병을 치료’하는 데 집중되어 있음
- 건강한 사람의 기능 향상 목적은 허가받기 어려우며 연구비 유치도 힘듦
- 정부가 규제를 개선해 과학적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도록 해야 함
*<Economist> Leaders - How to enhance humans(영어 기사 원문)
*<Economist> Briefing - Dreams of improving the human race are no longer science fiction(영어 기사 원문)
인간 향상, 공상 과학에서 현실로
"인간의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기술"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주말판 최신호에서 "인간의 몸과 뇌를 해킹하고 최적화하며 업그레이드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인간 향상(human enhancement)' 기술은 장수를 넘어, 초지능, 초체력, 초감각을 지향하는 실험적 기술 혁신의 집약체다.
글로벌 테크 억만장자들은 이 흐름을 ‘미래 비즈니스’로 판단하고 적극 투자 중이다.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하는 뉴럴링크(Neuralink)를 설립했고, 브라이언 존슨(Bryan Johnson)은 하루 100알의 약을 복용하고, 200만 달러를 연간 건강 관리에 투입하며 ‘죽음을 거부하는 몸(영생의 삶)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약? 도핑? 미래 기술? 경계가 모호해지는 인간 향상
<이코노미스트>는 "건강 보조제부터 유전자 조작,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 이르기까지, 인간 향상을 위한 수단은 이미 1,25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고, 매년 10% 이상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Human enhancement, from wearable devices that monitor health to neural implants...is already a $125bn industry...and is growing by more than 10% a year.)
대표적인 사례로는 항노화 약물 ‘메트포르민(Metformin)’의 임상 시험이 있다. 당뇨 치료제로 잘 알려진 메트포르민은 노화 관련 질환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미국 FDA 승인 하의 첫 공식 임상(TAME Study)으로, 인간 수명 연장을 위한 본격적인 연구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코노미스트>는 “과학적 이론은 있지만, 대부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는 부족하며, 지금의 의료 규제 체계는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실험'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gulators have developed systems to test whether drugs prevent or alleviate known ailments, but these are typically not well suited to assess whether a treatment has a positive effect on those who are already well.)
이처럼 현재의 의료 체계는 '치료'에는 강하지만, '향상'에는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되고 있음을 꼬집은 대목이다.
윤리와 규제 사이,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가장 큰 논란은 이러한 기술이 과연 ‘공정한 발전’이 될 수 있는가에 있다.
지금도 운동 선수들은 도핑을 금지당하지만, Enhanced Games와 같은 ‘약물 허용 올림픽’이 생겨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Jr.는 이 경기에 투자하며 “미국의 우수성과 혁신 정신을 상징하는 무대”라고 말했으며, 강화제를 통해 세계 기록을 깨면 100만 달러의 상금을 제공한다.
한편, 과학계 일각에서는 이런 실험들이 “사이비 과학과 부작용의 위험성”을 동반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시티 오브 호프(City of Hope)의 생화학자 찰스 브레너(Charles Brenner)는 브라이언 존슨의 수백 가지 약물 혼합 복용(polypharmacy)에 대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며, “영생을 꿈꾸는 건 망상(delusional)”이라고 일축했다.
인간 향상 기술이 제기하는 핵심 질문들
- 우리는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기술을 허용할 것인가?
- 이러한 기술이 사회적 불평등을 더 심화시키지는 않을까?
- 인간 능력을 인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진보’일까, ‘오만’일까?
인간 향상 기술은 분명히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연다. 하지만 동시에 윤리적 경계와 사회적 수용성이라는 복잡한 문제도 함께 동반한다. 공공 정책, 의료 윤리, 그리고 과학 기술의 검증이라는 세 가지 축이 더 늦기 전에 정비되어야 할 시점이다.
정리하며: '슈퍼휴먼'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인간 향상 기술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인류의 본질을 다시 묻는 질문이다.
수명 연장을 넘어선 ‘진화의 개입’이 과학적 상상력에 머물지 않고 현실이 되는 이 순간,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는가, 혹은 더 위험한 인간이 되고 있는가?”
개인적 단상을 덧붙이자면,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 이어 <호모 데우스>에서 설파한 ‘신이 되고 싶어 한 인간’이 떠올랐다. 인공지능(AI) 기술과 함께 과학기술이 생체로서의 인간의 몸에 영생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면 그 자체로도 윤리적, 철학적 논란이 커질 대목이기도 하거니와 우리가 수천년 간 씨름해 온 '의미있는 삶이란 무엇인가?'하는 삶과 인생의 의미 자체도 송두리째 뒤바꿔 놓을 것이다. 또한 사회, 경제적으로는 그런 과학기술의 혜택(?)도 부자와 빈자 사이의 양극화로 인해 고루 나눠지지는 않을 터이며 그 결과로 양극화는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이코노미스트>의 질문을 다시 헤아릴만 하다: “우리는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는가, 혹은 더 위험한 인간이 되고 있는가?”
이 분야는 마치 '사람을 업그레이드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같다. 스마트폰 성능을 올리듯, 사람의 몸과 뇌도 더 강하게 만들려는 시도다. 그러나 아직은 공식 설명서도 없고 사용자 리뷰도 부족하기 때문에, 이 기술이 정말 유익한지 혹은 위험한지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기술이 우리 삶에 진정한 도움이 되려면,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검증과 공정한 규칙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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