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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으로 영어정복 006 - 영어 기사 헤드라인의 과거는 ‘그냥 과거’가 아니다?

by 외눈바기 2022.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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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으로 영어정복’ #006

영어 기사 헤드라인의 과거는 ‘그냥 과거’가 아니다! 그럼 ‘어떤 과거’인데요?

 

몇 회 전 글에서 “막 일어난 가까운 과거의 일은 영어 기사 헤드라인에는 현재 시제를 써서 나타낸다”는 원칙을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럼 정말 오래된 과거의 일, 예를 들어 수십 년 전 미제 사건의 진실이 뒤늦게 밝혀진 경우나 수백 년 전 역사적 사건이 다시 관심이 된 경우에도 현재형을 써야 할까요? 오늘은 헤드라인에서 과거 시제가 쓰이는 경우를 알아봅니다.

 

 

 

영국-데일리-미러-1면
영국 <Daily Mirror> 1면 헤드라인 과거형 동사 예시

 

 

한글 창제, 한국전쟁, 개구리 소년 사건처럼 정말로 오래된 일은 어떻게?

 

영어 기사의 헤드라인에서 통용되는 몇 가지 원칙을 계속해서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앞선 글부터 순서대로 봐 온 분들은 조금 지겹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텐데요, 헤드라인이 그만큼 중요해서 그렇겠거니 이해하고 조금만 참고 따라와 주세요. 어쨌거나 헤드라인 관련 내용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으니까요.

 

지금은 온라인으로 언론 보도를 접하는 게 대세가 됐지만 예전에는 하루 전 일을 다음 날 아침 조간신문을 통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즉 24시간 이내의 가까운 과거에 벌어진 일을 다음 날 아침 신문 지상에서 보는 일이 기본이었던 것이죠. 그러다 보니 뉴스의 현장감과 즉시성, 긴박감을 더하기 위해 어제 있었던 과거의 일이지만 헤드라인에서는 현재 시제를 써서 표현하는 것이 하나의 원칙이 되었습니다. 그럼 영어 기사 헤드라인에서는 ‘과거 시제’ 동사는 볼 수 없는 걸까요?

 

물론 지난 외신으로 영어정복 005편에서 다뤘듯 헤드라인에 마치 ‘과거 시제’의 형태인 것처럼 보이는 동사가 생각보다 많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경우, 앞에 be 동사가 생략된 수동태, 수동형의 문구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드렸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헤드라인에서 ‘과거’ 시제로 쓰인 동사가 등장한 경우입니다.

 

 

익히 알려진 역사적 사실, 뒤늦게 밝혀진 과거 일은 헤드라인에서도 과거로 표현

 

다음 헤드라인의 예시를 보세요.

 

Neanderthals had better cognition, just one mutation gave homo sapiens edge to outlive: study

 

번역하면 다음과 같은 정도가 되겠습니다.

 

“네안데르탈인, 더 나은 인지능력 보유... 호모 사피엔스, 단 하나의 유전변이로 경쟁 이기고 생존: 연구 결과”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온 역사나 과학 등 지식은 새로운 발견에 의해 다시 쓰이기도 합니다. 위의 사례처럼 잘 모르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기도 하고요. 위 기사는 과학자들이 연구해 봤더니 네안데르탈 인이 호모 사피엔스보다 인지능력은 나았음에도 왜 호모 사피엔스가 경쟁에서 이기고 더 오래 살아남게 됐을까에 대한 실마리를 유전 변이에서 찾아냈다는 연구 성과를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래된 과거의 일을 지금 보도함에 있어서는 헤드라인에서 분명한 ‘과거 시제’(Neanderthals had better cognition)를 써서 나타냅니다.

 

 

뒤늦게 알려진 게 아니라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 할 지라도 (물론 그런 경우는 별달리 지금 와서 다시 뉴스가 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현재 기사로 다룰 때는 과거 시제로 나타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말이죠.

 

Documentary film depicts why and how King Sejong created Korean alphabet ‘Hangul’

 

다큐멘터리 영화가 “세종대왕이 왜, 그리고 어떻게 한글을 만들었는지 조명한다”는 의미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라는 역사적 사실은 ‘created’의 과거형으로 쓰게 됩니다.

 

 

꼭 고인돌 시대 유물이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려졌다거나 30년 전 살인사건의 진범이 뒤늦게 새롭게 밝혀졌다거나 그런 일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까지 ‘옛날’ 이야기가 아니어도 이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어떤 국무장관이 비윤리적 문제로 논란에 빠져 있다고 가정해 보시죠.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하던 와중에 이 장관이 며칠 전 논란에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음이 불과 며칠 만에 뒤늦게 밝혀집니다. 이 뉴스를 다루는 기사의 헤드라인에서 (뒤늦게 알고보니, 그가) ‘거짓말했다’는 의미를 살리려면 헤드라인에서도 과거형, 즉 ‘lied’가 되는 것이 맞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거짓말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는 부분입니다.

 

정치 지도자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기고 술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경우나 그에 대해 심지어 거짓말을 했음이 ‘뒤늦게’ 밝혀진 경우에도 이 원칙을 적용할 수 있겠지요? 올해 상반기 영국에서 시끄러웠던, 결국 총리 사임으로 이어지게 됐던 일을 다룬 기사의 헤드라인입니다.

 

British PM Boris Johnson lied about lockdown party, ex-aide claims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방역 위반 파티 논란 관련 거짓말했다’ 전 측근 주장

 

 

 

이외에도 정치인, 외교관, 유명 인사 등이 회고록을 통해서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과거 어느 시점, 그 당시에는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이제 와서 들려줌으로써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일만한 기사로 떠올랐을 때도 과거의 일을 헤드라인에서 과거형 동사로 나타내게 됩니다.

 

 

또 다른 예 하나만 더 볼게요. 일반 문장으로 치면 “~해 본 적이 있다”와 같은 경험적 사실에 대해 ‘현재완료’ 시제로 표현했을 법한 일을 지금 뉴스 기사로 보도할 때도 헤드라인에 과거형 동사를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연구 조사나 설문 조사를 해 봤더니 “응답자가 이런 적이 있었다 하더라”는 식의 내용을 전하게 된 경우입니다.

 

26 percent of students considered suicide over school performance: survey

‘초중고생 26%, 학업 성적에 자살 생각해 본 적 있어’

 

 

(아래 예는 너무 머리 아프신 분은 지나가세요. 좀 복잡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래의 경우처럼, 설문조사나 여론조사라 하더라도 ‘과거의 경험’이 아닌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지속적인 정치적 입장이나 개인적 상황 등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로 써야 하겠지요?

 

Majority opposed to constitutional amendment: opinion poll

헌법 개정에 과반수 반대 입장: 여론조사 결과

 

오해 마세요. 여기서 ‘opposed’는 과거가 아닙니다.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지만) 앞에 be 동사가 생략된 수동태 구문으로 opposed는 과거분사로 ‘반대하는’이라는 형용사적 의미로 쓰였습니다. 즉, Majority (are) opposed로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입장’은 1주일 전에 반대했다가 오늘은 찬성하고 그렇게 확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반대하는 입장’에 있음을 현재형으로 나타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 이번 글에서는 영어 기사 헤드라인에서 동사는 통상적으로 현재형을 쓴다는 원칙(가까운 과거의 일)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 과거형을 쓰게 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이것으로 영어 기사 헤드라인의 원칙 중 굵직한 것은 대체로 다 훑어본 것 같습니다. 다음 번 글에서는 헤드라인에서 and는 종종 생략된다거나, 따옴표, 콜론(colon), 세미콜론(semicolon), 쉼표(comma) 등 구두점이 의미하는 바 등 각각을 한 회차 분량으로 설명하기에는 조금 자잘한 것들을 한 데 묶어서 소개해 드려 볼까 합니다.

 

 

외신으로 영어정복! 그럼 다음 글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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