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에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번 주말판 최신호에서 집값 상승의 장기적인 초대형 사이클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여러 경제적, 사회적 요인들로 인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집값은 대공황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다시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금리 인상 등의 변수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었으며, 인구 증가, 도시화, 인프라 부족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집값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기사는 특히 집값 상승을 촉진하는 세 가지 주요 요인인 인구 변화, 도시의 매력, 그리고 인프라 부족을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여기 그 핵심 내용을 요약해 소개합니다.
핵심 포인트 3가지
- 인구 증가와 이민: 이민으로 인한 인구 증가가 집값을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에서 이민율이 1% 증가하면 집값은 평균 3.3%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 도시의 매력 유지: 원격 근무가 확산되었지만, 대도시는 여전히 많은 비즈니스와 여가 활동의 중심지로 남아있어 높은 주택 수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인프라 문제: 도시 내 교통 정체와 낙후된 인프라로 인해 사람들이 직장과 먼 곳으로 이사하는 것이 어려워지며, 주택 공급이 더 제한되고 있습니다.
집값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 英 <이코노미스트>誌 부동산시장 전망
주택 가격 상승의 장기적 사이클, 계속되는 이유는?
2007-09년의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주택 가격은 잠시 주춤하며 6% 하락했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하며 위기 이전의 수준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붕괴는 오히려 대규모 상승세로 이어졌고, 2021년부터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자 다시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5.6% 정도만 하락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주택 시장은 어떤 경제 상황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으며, 앞으로도 이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지는 이 같은 상황을 분석한 기사에 "집값 슈퍼사이클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The house-price supercycle is just getting going)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20세기 중반 이후, 왜 집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나?
20세기 중반 이전까지 선진국의 주택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이는 도시의 확장과 인프라 개발로 인해 새로운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상황이 급격히 변했습니다. 정부의 주택 구매 장려 정책, 베이비붐 세대의 등장, 도시화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하면서 수요는 급증했습니다. 동시에, 토지 사용 규제와 반개발적인 정책들이 주택 공급을 제한하면서 주택 가격은 꾸준히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사건들은 이 모든 과정을 뒤집어 놓았고,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 슈퍼사이클을 만들어냈다. 정부들은 주택담보대출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20대와 30대는 아이를 많이 낳으면서 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도시화는 이미 붐비는 곳에서 피난처에 대한 수요를 높였다. (Events that followed the second world war turned all these processes on their heads, creating the housing supercycle that we live with today. Governments got into the business of subsidising mortgages. People in their 20s and 30s were having many children, boosting the need for housing. Urbanisation raised demand for shelter in places that were already crowded.)
최근의 시장 상황: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상승하는 집값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주택 시장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많은 가계가 고정 금리 주택 담보대출을 선택해 금리 인상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가계의 모기지 이자 지출이 안정적이었으며, 이는 전체 소득 대비 비율에서도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또한 G10 국가들의 임금 상승률이 2019년 대비 20% 상승한 점도 주택 구입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 우선 금리 하락이 호재다.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최근 최고치에서 1.5%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유럽에서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곧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더 낮은 금리로 재융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더 깊은 힘도 작용하고 있다. 향후 수십 년 동안 3가지 요인이 주택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도록 보장할 것이다. (In the short term house prices will probably keep rising. Falling interest rates help. In America the rate on a 30-year fixed mortgage has fallen by close to 1.5 percentage points from its recent peak. In Europe a wave of fixed-rate borrowers will soon be able to refinance at lower rates, as central banks cut their policy rates. But there are deeper forces at work, too. Three factors will ensure that, for decades to come, the housing supercycle endures.)
주택 시장 상승을 이끄는 세 가지 요인
- 인구 증가와 이민
현재 선진국의 외국인 인구는 연간 4%씩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주택 수요를 크게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민율이 1% 상승할 때 집값은 평균 3.3% 증가합니다. 앞으로도 이민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해서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 대도시의 매력 유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이 원격 근무의 확산으로 도시를 떠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도시들은 여전히 비즈니스와 다양한 사회적 활동의 중심지로 남아 있으며, 이는 주택 수요를 유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도시의 좁은 공간에서 주택 공급이 한정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 인프라 부족
대도시의 교통 인프라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사람들이 직장에서 더 먼 곳으로 이사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이는 주택 공급을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더욱 촉진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앞서 살펴 봤듯 단기적으로는 금리 하락이 주택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민, 도시의 지속적인 매력, 그리고 인프라 문제 같은 장기적인 요인들이 결합되어 주택 가격의 초대형 상승 사이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 경제적 변동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구조적인 요인들이 집값 상승을 장기적으로 지탱할 것입니다.
글로벌 집값 상승의 주요 동력은 인구 증가와 이민, 도시의 지속적인 매력, 그리고 인프라 확충의 어려움에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합되면서 향후 몇 년간 집값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많은 경제적 변동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주택 수요를 뒷받침할 것입니다.
과연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처럼 부동산 시장의 슈퍼사이클은 이제 시작일 뿐인 것일까요? <이코노미스트>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향후 몇 년 동안 주택 시장은 경제 성장과 금리의 변동에서 은행 파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돌팔매와 화살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인구 통계학, 도시 경제 및 인프라의 장기적 영향이 일치함에 따라 Messrs Miles와 Sefton이 2017년에 한 예측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는 "많은 국가에서 주택 가격이 이제 소득보다 더 빠르게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그럴듯하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군(부동산)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Over the coming years housing markets could face all sorts of slings and arrows, from swings in economic growth and interest rates to banking busts. But with the long-term effects of demography, urban economics and infrastructure aligning, consider a prediction made in 2017 by Messrs Miles and Sefton. It finds that “in many countries it is plausible that house prices could now persistently rise faster than incomes”. The world’s biggest asset class is likely to get ever bigger.)
부록: 한국 부동산시장에의 적용 가능성
<이코노미스트> 지의 기사가 한국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상승 사이클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도 일정 부분 적용될 수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고유한 경제적, 사회적 특징과 정책적 요인이 있기 때문에 주택 가격의 미래 전망을 해석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 가지 요인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1. 인구 구조와 이민
글로벌 시장에서 이민이 주택 수요 증가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한국도 이민 정책 변화가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의 유입이 증가할 경우, 이들이 도심 및 특정 지역에서 주택 수요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부 지역에서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2. 대도시의 매력(서울-수도권 집중)과 주택 공급 부족
한국의 대도시, 특히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여전히 많은 인구가 몰려있는 핵심 지역입니다. 서울은 경제, 문화, 교육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주택 수요는 계속 높지만, 엄격한 개발 규제와 제한된 토지로 인해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집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 주요 대도시와 비슷한 상황으로, 한국 대도시 역시 공급 부족으로 인해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을 계속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3. 인프라 문제
한국도 인프라 확장이 중요한 이슈입니다. 수도권에서는 교통 인프라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태이며, 통근 시간 증가와 교통 혼잡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사람들이 도심 외곽이나 새로운 개발 지역으로 이주하려는 수요를 자극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프라 확충이 따라가지 못할 경우 집값 상승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 대한 특별한 변수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는 다른 국가들과 차별화된 몇 가지 중요한 변수도 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특히 대출 규제나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정책이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정책적 개입이 일시적으로는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고유한 사회적 요인인 저출산 문제는 장기적으로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세계적인 부동산 상승 사이클이 한국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한국 시장의 특수성—즉, 인구 감소, 강력한 정부 규제, 수도권 집중화 등—을 고려할 때, 집값 상승의 양상은 다소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공급 부족과 인프라 문제, 그리고 대도시 집중화 현상이 지속된다면 한국 부동산 시장 역시 장기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외눈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증시가 세계 최강인 이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The Economist> 분석 (0) | 2024.10.19 |
---|---|
유가 어디까지 오를까? 중동 갈등이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feat. 이코노미스트) (0) | 2024.10.13 |
드디어 금리인하... 중앙은행은 과연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걸까? (0) | 2024.09.16 |
파월 연준 의장 잭슨홀 연설에 증시 환호... 9월 금리인하, 그 의미와 전망 (0) | 2024.08.24 |
제롬 파월의 연착륙 도전: 연준의 운명이 걸린 순간 (Feat. 잭슨홀 미팅) (0) | 2024.08.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