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트리 캐피털(Oaktree Capital)의 하워드 막스(Howard Marks) 공동 창업자가 “우리의 시간이 오고 있다”며 경기침체가 다가옴에 따라 곧 주식을 역대급으로 저가에 매수할 기회가 올 거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5% 수준의 중금리 시대가 향후 5~10년 간 지속될 가능성을 예고했습니다.
“역대급 저가 매수 기회가 온다”
세계적 사모펀드 오크트리 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하워드 막스가 미국의 기준 금리에 대해 향후 5~10년 동안 5%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Fed)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지만 결국 경기침체가 다가오면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거라는 예단은 틀렸다는 겁니다. 또, 이렇게 높은 금리와 커져가는 경기침체 위험에 많은 기업들이 부실, 파산 위험에 빠지겠지만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저가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투자자들과 만난 하워드 막스는 앞으로 채무상환이 어려운 기업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시간이 되돌아오고 있다”(Now our time is coming back)고 말했습니다. 곧 기업을 헐값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는 의미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가 “미국 인플레이션이 아마 고점을 찍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향후 5~10년 간 금리는 5% 수준에 가깝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Marks predicts US inflation has likely peaked, and expects rates to stay near the 5% mark in the next 5 to 10 years)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출 비용은 늘고 소비 지출은 줄어들면서 “심각한 곤경”에 빠지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An accompanying shift in consumer appetite alongside higher borrowing costs will lead to “significant distress” at many companies)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그렇다면 증시 저점은 언제일까? 하워드 막스는 이렇게 힌트를 줬습니다. “1년 전만 해도 증시 전망은 낙관 일색이었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이 증시에 대해 더 이상 가망이 없다(hopeless)고 여기게 될 지점까지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바로 그 때가 크게 매수할 때입니다(that’s when you get the big buys).” 결국, 투자자들이 백기를 드는 항복(capitulation)의 순간이 올 것이며, 그 때가 공포가 아닌 용기를 갖고 저가 매수를 할 때라는 것이죠.
“미국, 전반적 부채 누적... 잔해 속 파격적 염가 매수 기회”
하워드 막스는 미국 전체로 보면 부채 비중(레버리지)이 그렇게까지 과중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증가해 온 것은 맞다고 지적하면서 다가오는 시장은 “매수자 중심의 시장(a buyer’s market)이자 대출 제공자 중심의 시장(a lender’s market)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또 지난 13년 동안 이어진 테크 바이아웃(tech buyouts)으로 부채가 누적돼 왔다면서 “이제 곧 훨씬 더 나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막스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잔해 속에서 파격적인 염가 매수 기회를 얻게 될 것(We’ll be looking among the ruins for great bargains)”이라는 말로 ‘위기는 기회’라는 의미를 상기시켰습니다.
하워드 막스는 누구?
‘저점 잡아 가치투자’... 군중과 반대로 움직이는 ‘역(逆)투자가’
하워드 막스는 미국 오크트리 캐피털(Oaktree Capital) 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입니다. 부실채권 전문 사모펀드사인 오크트리캐피털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2020년 말 기준 1,48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그는 1946년 미국에서 태어나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경제학 학사)하고 시카고대에서 회계 및 마케팅 경영학 석사(MBA)를 획득했습니다. 1969년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금융 및 투자업계에 입문했습니다. 미국 씨티코프 인베스트먼트, TWC그룹을 거쳐 1995년 공동창업자로서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직접 설립해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시장이 좋을 때는 관망하다가 시장이 오히려 나빠졌을 때 바닥을 잡고 들어가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시장역행 투자자(contrarian)로 유명합니다. 막스 회장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가치투자자입니다. 최근에는 <삼프로TV>와 인터뷰를 갖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인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 존 보글 보글금융시장리서치센터 대표 등 쟁쟁한 투자자들도 하워드 막스 회장이 투자 기회와 위험(리스크)에 대한 논평을 담아 이메일로 발송하는 ‘하우드 막스의 메모’를 빠짐없이 챙겨볼 정도라고 합니다.
저서로 《투자에 대한 생각》(2011년, 원제 The Most Important Thing)과 《투자와 마켓사이클의 법칙》(2018년, 원제 Mastering the Market Cycle)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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