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치열한 교육 경쟁으로 6세 미만 아동의 절반이 학원에 다니며,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이 출산율 저하와 노후 빈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FT>는 한국 부모들은 자녀 교육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사교육을 시작하는데, 이로 인해 가계 부담이 증가하고,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교육비 부담은 노후 대비 저축을 어렵게 만들어 노인 빈곤율 상승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 학부모 ‘멘붕’…6세 미만 절반이 학원 다닌다? 사교육비 역대 최고 <FT>
🔥 3줄 요약
1️⃣ 6세 미만 아동의 절반이 학원에 다니며 사교육비 급증
- 정부 조사에 따르면 47.6%의 미취학 아동이 학원에 등록되어 있음.
- 평균적으로 미취학 아동의 사교육비는 월 33만 2천 원(약 22만 8천 원, $228).
- 영어 전문 유치원의 경우 월 150만 원(약 $1,030)에 달함.
2️⃣ 사교육 부담이 출산율 하락과 노후 빈곤 문제를 초래
-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세계 최저 수준)으로, 높은 사교육비가 출산 기피의 주요 요인.
-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는 과도한 교육비 지출로 인해 부모들이 노후 대비 저축을 하지 못함을 지적.
-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약 40%로 OECD 최고 수준.
3️⃣ 교육 경쟁이 악순환을 초래
- 부모들은 자녀가 교육적·경제적 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교육에 ‘올인’하는 경향.
- 교육비 부담이 가계 경제를 압박하며 소비 위축과 가계 부채 증가를 유발.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천은옥 연구원은 이를 개인 문제가 아닌 구조적 사회 문제로 지적.
South Korea’s academic race pushes half of under-6s into ‘cram’ schools
Rising education costs and intense competition pile pressure on households and feed into demographic crisis
*영어 기사 원문(링크)
미취학 아동도 사교육 경쟁…사상 최고 사교육비
한국 부모들의 교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정부 조사에 따르면 6세 미만 아동의 절반 가까이가 사교육 기관(학원, 영어 유치원 등)에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출산율 저하 및 노후 빈곤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국제적인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미취학 아동 중 47.6%가 ‘학원(cram schools, hagwon)’에 다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교육비 지출이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47.6 per cent of South Koreans under the age of six are enrolled in cram schools known as hagwon, for-profit private education centres that come on top of regular schooling.)
이 같은 결과는 한국 교육부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실시한 최초의 유아 사교육 관련 조사에서 밝혀졌다. 특히, 2세 미만 영유아의 4명 중 1명(25%)도 사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교육 경쟁이 점점 더 저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교육비 부담, 출산율·노후 빈곤과 직결
높은 사교육비 부담은 한국 가정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가정의 전체 사교육비 지출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29조 2천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학생 수가 1.5%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사교육비 부담은 출산 기피 현상과도 연결된다. 한국의 출산율(합계출산율, Total Fertility Rate)은 2023년 0.72명에서 2024년 0.75명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천은옥 연구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사교육비가 부부들이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주요 요인”이라며 “부모들은 자녀의 미래를 걱정해 교육을 더 일찍 시작하지만, 지나친 학업 부담은 오히려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도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The high private education cost is discouraging couples from having children,” said Chun Eun-ok, a researcher at advocacy group A World Free From Private Education Worries.)
노후 대비 문제도 심각하다. 성균관대학교 양정호 교수는 “한국 부모들은 본인 세대에 사교육을 통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학습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자녀에게도 똑같이 적용하려 한다”면서 “하지만 그 결과 노후 대비 저축이 어렵고, 결국 노인 빈곤율(40%)이 OECD 최고 수준에 이르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교육 악순환’…부모들은 왜 멈출 수 없을까?
그렇다면 한국 부모들은 왜 사교육에 이렇게 몰입할까? 많은 부모들은 사교육에 대한 불만과 부담을 느끼면서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사교육을 선택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공무원 최민영(38) 씨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세 자녀의 사교육비로 매달 250만 원(약 $1,800)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이는 가계 소득의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남들이 다 하는데 우리 아이만 안 시킬 수도 없고, 빨리 시작할수록 더 유리하다고 생각해 어쩔 수 없이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I don’t want to see them fall behind because everyone else is doing it,” she said. “The sooner they join the race, the bigger advantages they will have.”)
이처럼 사교육을 하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현상은 교육 불평등 심화와 연결된다. 한국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취업과 결혼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천 연구원은 “이것은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사회 문제”라며 “부모들이 한 명의 자녀에게 집중 투자하면서 교육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사회 전체의 출산율 저하, 소득 불평등 심화, 가계 부채 증가 등의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사교육 문제, 해결책은 없을까?
현재 한국 정부는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교육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학벌 중심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이러한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전문가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력과 개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교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 국가 차원의 학자금 지원 확대 및 사교육비 경감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의 교육 경쟁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한국의 과도한 교육 경쟁으로 인해 미취학 아동까지 사교육을 받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출산율 저하, 가계 경제 압박, 노후 빈곤 증가 등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사교육을 선택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악순환을 지속시키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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