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넷플릭스・우버, 대체 왜 이래! 빌빌대는 플랫폼주 공통 문제는?
메타, 스냅, 넥플릭스, 스포티파이, 우버, 도어대시... 연말연시부터 시작된 대세하락장에서 가장 세게 얻어맞았습니다. 그렇다고 ‘베어마켓 랠리’ 와중에 눈에 띄는 반등을 보여주지도 못했습니다. 한때 디지털 경제의 가장 사랑받던(digital darling) 이들 기업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다시 주가 회복을 기대해 볼 수는 있는 걸까요?

스트리밍・배달・맞춤형 광고 등 플랫폼주, 좋은 시절 다 갔나
인플레이션, 물가 상승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긴축 및 금리 인상, 거시 경제적 환경 변화도 분명 원인이 됐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양적완화’ 무제한 돈 풀기에 따른 주가 급등기만 해도 가장 각광받던 종목이 바로 ‘미래의 꿈’을 파는 고속 성장주들이었습니다. ‘제로 금리’ 시대에는 당장은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미래 독점적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돈을 벌 수 있도록 당장은 막대한 마케팅비 등으로 돈을 태워가면서까지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자 하는 접근이 용인됐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더 이상 값싼 돈을 이용할 수 없게 된 고금리 시대에 지금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은 주가가 반토막 나는 등 투자자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용 절감 계획을 내놓고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보여주지 않으면 끝없는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맥을 못 추고 주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을 보면 거시경제적 환경 변화만을 탓할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 더 근원적인 원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소비자와 서비스를 이어주는 플랫폼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맞춤형 광고(메타, 스냅), 스트리밍(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운송/배달(우버, 도어대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빠진 3가지 함정에 직면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1) 네트워크 효과에 대한 맹신, (2) 낮은 진입장벽, (3) 다른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the same main pitfalls: a misplaced faith in network effects, low barriers to entry and a dependence on someone else’s platform)입니다.
네트워크 효과 맹신, 낮은 진입장벽, 아이폰・안드로이드 의존
첫 번째 함정은 ‘이용자 수가 늘면 상품 가치도 오른다’는 네트워크 효과에 대한 맹신입니다. 물론 “네트워크 효과는 실재하는 것이지만, 분명 한계도 존재하는 점”(Network effects are real. But they also have their limits)을 간과했다는 것이지요. 플랫폼 기업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고객 수 확대에 집중한 게 결과적으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불러왔다는 지적입니다. 지리적 여건에 얽매이는 배달 업종은 네트워크 효과가 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진입장벽이 낮다(low barriers to entry)는 점도 플랫폼 업계에 악재가 됐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비교적 단순한 프로덕트와 무료 이용자 경험을 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자본만 충분하다면 후발 주자도 쉽게 모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The combination of relatively simple products and free-of-charge user experience means a new twist on social media can be enough for a new challenger to gain momentum.) 그러면서 우버가 미국에서 리프트, 중국에서 디디, 동남아에서 그랩, 고젝과 같은 경쟁자와 맞붙은 상황을 예로 들었습니다. 일례로 우버는 동남아의 강자 고젝, 그랩과의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마지막 한계점은 사업 기반이 되는 앱 배포 및 유통 플랫폼을 애플, 구글 등 다른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버, 페이스북 등의 앱 플랫폼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스포티파이는 아이폰을 통해 이뤄지는 결제액의 15% 이상을 애플에 수수료로 내주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로 하여금 모바일 앱에서가 아니라 웹 사이트를 방문해 결제해 달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과점이 플랫폼 업계에 실존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Their dependence on the iPhone-Android duopoly is an existential threat)고 썼습니다.
맞춤형 광고, 스트리밍, 운송/배달 서비스 등 3대 플랫폼 서비스 영역의 기업들이 모두 이 세 가지 한계를 동일한 수준으로 경험하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스냅 등 맞춤형 광고 플랫폼은 애플과 알파벳(구글)이 높은 수수료를 물리기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꽤 괜찮은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네트워크 효과가 더 강했더라면 신규 진입 경쟁자를 쉽게 물리쳤을 거라고 가정할 겁니다. 단 하나의 기둥만 흔들려도 비즈니스는 타격을 입습니다. 세 기둥이 다 흔들린다면? 그것은 재앙이 될 것입니다.
거시경제 환경 변화로 호시절 ‘고공행진’하던 주가가 땅에 내려 닿은 주식들, 다시 좋았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언젠가 금리 인상이 멈추고 금리 동결에 이어 금리 인하로 기류가 바뀌게 되면 저절로 주가는 반등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지적된 세 가지 함정, 한계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정말 때가 왔을 때 주가가 의미 있는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짓는 가늠자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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