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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신간 <Edible Economics>... 먹을 수 있는 경제학? 식용 경제학?

by 외눈바기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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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신간 <Edible Economics>... 먹을 수 있는 경제학? 식용 경제학?

 

장하준 영국 캐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의 따끈따끈한 신간이 막 나왔습니다. 제목은 <Edible Economics>, 우리말로 번역하면 ‘먹을 수 있는 경제학’, ‘식용 경제학’ 정도가 될 텐데요, 나중에 나올 한국어판 번역서의 제목은 어떻게 붙을지 궁금합니다. 부제 “A Hungry Economist Explains the World”(배고픈 경제학자가 세계를 설명하다)에서 보듯 늘 대중을 위해 경제학을 쉽게 설명하고자 노력해 온 장하준 교수가 이번에는 음식과 레시피를 통해 어려운 세계 경제를 설명하려는 재미있는 시도로 보입니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경제 분야 세계적 명성, 대중에게 쉽게 풀어내

 

장하준-교수
장하준 교수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저자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먼저 간단히 소개하자면 장하준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입니다. 2003년 뮈르달상,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 경제학자로서 명성을 얻었습니다.

 

주요 저서로 <사다리 걷어차기> <개혁의 덫> <쾌도난마 한국 경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국가의 역할> 등이 있으며 JTBC ‘차이나는 클라스 - 인생수업’ 등을 비롯한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장하준-교수-신간-Edible-Economics
장하준 교수 신간 <Edible Economics> (두 가지 다른 표지 이미지)

  

세계화, 기후변화, 이민, 긴축, 자동화... ‘경제적 사고 위한 가장 쉬운 방법 소개

 

지난 수십 년 간 세계 경제를 지배해 온 대표적인 이론은 자유시장 철학에 기반해 왔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경제적 관점에 귀를 기울이고 균형 잡힌 경제적 사고를 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출판사는 책을 소개하는 첫대목에서“(단일한 관점을 갖는 것은) 경제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장하준이 처음 한국에서 영국으로 건너왔을 당시인 1980년대 영국의 음식처럼 단조롭고 건강에 좋지 않다”고 운을 뗍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장합니다. “다양한 요리를 먹는 것이 더 균형 잡힌 식단에 기여하듯이 다양한 경제적 관점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장하준 교수는 신간 <Edible Economics>에서 어려운 경제 개념을 전 세계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버무려 더 맛있고 소화하기 쉽게 만듭니다. 저자는 경제 이론 탐구를 위해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과 식품, 그 이면에 있는 역사, 예를 들어 식재료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요리 방법과 섭취 방법, 또 문화적 의미 등에 이르기까지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이를테면 초콜릿은 장하준 교수 자신에게도 평생 중독에 걸릴 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산업화 이후 지식 경제(knowledge economy)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더 흥미로운 대상입니다. 오크라(okra; 아욱과의 식물)는 남부 검보(gumbo) 수프를 한 숟갈 입에 넣었을 때 마음까지 녹아내릴 정도로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재료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와 자유-비(非)자유 사이의 얼기설기 얽힌 관계에 대해서 말해 줍니다.

 

장 교수는 멸치, 계란 토스트, 감바스 알 아히요, 한국식 도토리묵 등 다양한 음식과 요리를 통해 돌봄 노동의 숨은 비용부터 자유 시장이라는 용어에 들어 있는 오해의 소지까지 여러 경제 문제를 설명합니다. ‘면과 바나나(Noodle and Banana)’라는 이름의 챕터에서는 저자 자신의 조국인 대한민국의 부상, 즉 산업화를 거쳐 오늘날 세계 경제 및 문화 강국으로 거듭나는 과정 등을 다룹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치 한바탕 음식 축제, 향연에서 배불리 먹고 마시고 떠들다 나온 듯한 포만감이 들지 않을까 싶네요.

 

 

가디언-리뷰-기사
<The Guardian>

 

 

경제학과는 잘 안 어울릴 듯 한 음식 매개로 감세, 규제완화 등 신자유주의 질서 겨냥

 

장하준 교수의 진보적 이론을 자주 소개하고 인터뷰도 많이 해 온 영국의 일간 <가디언>(The Guardian)은 신간 출간 즈음에 맞춰 19일 발행한 책 리뷰 기사에서 “이 한국의 경제학자는 음식이라는 생소한 매개체를 통해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등 신자유주의적 질서를 정조준하고 있다”(The Korean economist takes aim at the neoliberal order of low taxes and deregulation through the unlikely medium of food)고 소개했습니다.

 

다만 <가디언>은 “이렇게 다양한 음식 레시피가 담긴 책에서 ‘내수 긴축’, ‘산업 계획 및 보호’, ‘국가 주도 대출’, 그리고 무엇보다 ‘고부가가치 제조업 중심’ 등이 거의 유일한 레시피로 제시된다는 점은 다소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책은 좋은 책(But this is a good book)”이라는 결론은 바꾸지 않습니다.

 

기존 경제 관념, 경제 이론을 둘러싼 신화를 깨트리고, 재치 있으면서 생각을 자극하는 <Edible Economics>는 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이 마치 요리법을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것(경제-음식)을 이해하면 우리는 그것을 바꿀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영어 원서는 아마존(amazon) 등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지만 배송에는 약간의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온라인 주문 사이트에서는 2023년 1월에나 받을 수 있다고 나오네요. 아마, 장하준 교수의 이전 저작들이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로 널리 사랑을 받은 만큼 한국어판으로도 머지않은 시기에 출간이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먹을 수 있는 경제학>? <식용 경제학>? 어떤 제목을 달고 나올지도 궁금하네요. 그전까지는 아쉬운 대로 영어로 된 리뷰 기사를 통해 가늠해 보거나 아예 영어 원서를 구해 일독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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