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를 늘리는 협상에서 파국을 맞더라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쓸 수 있는 대안이 3가지 있다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 주장했습니다.
‘美 디폴트’ 경제 재앙 현실화하나... 크루그먼 “부채한도 협상 실패해도 대안은 있어”
크루그먼은 지난 18일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NYT) 칼럼을 통해 “부채 한도 상향에 실패하면 재앙적 결과가 초래될 것”(failing to raise the debt limit would have disastrous consequences)이라면서 이는 미국채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미국 국채는 달러화의 지위를 유지시켜주는 근간이기도 하거니와 미국 패권의 요체라고 할 수 있지요. 최근 은행권 리스크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미국 국채에 투자했다가 금리 인상의 여파로 평가손이 발생하는 등 국채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상향 협상이 기한에 임박해서까지도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극명한 입장차로 마지막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골드만삭스 등은 만일 미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미국 정부는 이르면 오는 6월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the possibility of a June default)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크루그먼도 “최소한 이는 연방정부의 기능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최악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치닫게 할 수 있으며 이것은 2008년 위기만큼 나쁘거나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At minimum, it would disrupt the functioning of the federal government. At worst, it would precipitate a global financial crisis, possibly as bad or worse than the crisis of 2008 — because U.S. government debt, normally considered the ultimate safe asset, is the linchpin of financial markets around the world, and many markets might freeze if investors lose confidence that we’ll honor that debt.)
크루그먼 “부채한도 협상 실패하더라도 3가지 대안 있다”
다만, 크루그먼은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에 합의하지 못해도 바이든 정부가 쓸 수 있는 ‘플랜 B’(대안)가 3가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국내외 언론이 크루그먼 교수의 3가지 대안을 정리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수정헌법 14조를 발동함으로써 간단히 부채 한도를 무시해 버리는 것(simply ignore the debt limit, invoking the 14th Amendment to the Constitution)입니다. 남북전쟁 이후 추가된 수정헌법 제14조는 법에 따른 평등한 보호를 보장하는 동시에 국가의 공공 채무의 무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서는 안 된다”(“shall not be questioned”)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백금 주화를 주조하는 것(the famous platinum coin)입니다. 미 재무부는 기념주화를 주조할 권한이 있고, 3조 달러 규모의 백금 주화는 국가 부채 상환을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예치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연준은 채권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매각할 것이며 이는 사실상 미국이 대체 방법을 통해 돈을 빌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 번째는 프리미엄 채권을 발행하는 것(issue “premium bonds”)입니다. 이러한 채권을 발행하면 비정상적으로 많은 연간 이자를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 재무부는 이 채권을 액면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경매에 부칠 수 있습니다. 크루그먼은 이것이 기술적으로 국가부채 부담을 늘리지 않고 돈을 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루그먼은 “이 모든 계획에는 단점이 있으며 개별적으로 고려하면 각각 약간 어리석은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정상적인 재정 관리 차원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단순히 청구서 지불을 중단할 경우의 파국적 결과와 비교해 상대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ll of these plans have drawbacks, and considered in isolation they each sound a bit silly. But they should be graded on a curve — compared not with normal fiscal management, but with the catastrophic consequences if the U.S. government simply stops paying its bills.)
그는 또 “의회의 한쪽을 통제하는 정당이 미국의 통치 지속성에 관심이 없다면 재앙은 항상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When the party that controls one body of Congress has no interest in keeping America governable, catastrophe is always a real possibility.)고 경고했습니다.
다가오는 미국 부채한도 상향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에 따라 미국 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정말 현실화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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